1. 형법의 개념과 의의
형법(刑法)이란 범죄와 형벌에 관한 법규범을 의미한다. 즉, 어떠한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는지, 그에 대한 형벌은 무엇인지에 대해 규정하는 법 체계를 말한다.
형법은 개인의 권리 보호와 사회 질서 유지라는 목적을 가지며, 국가의 법질서를 유지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에서 형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을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형법은 법의 일반적인 체계 내에서 공법(Public Law)에 속하며, 국가가 국민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형법은 국가의 형벌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를 행사하기 위한 법적 기준을 제공한다.
<쉽게 생각합시다> Q. 형법이란 무엇인가요? A. "나쁜(범죄) 사람 혼내(형벌)주는거요~" A. "도둑질(범죄)하는 사람 잡아(형벌)가는거요~" A. "잘못(범죄)을 했으면 벌(형벌)을 받아야죠~" A. "죄(범죄)를 지은 사람 처벌(형벌)하는거요~" |
2. 형법의 목적
형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개인의 권리와 법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형법은 개인의 생명, 신체, 자유, 재산 등을 침해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개인의 권익을 보호한다.
둘째,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규범을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적절한 처벌을 가하여 사회 안정과 공공의 복리를 도모한다.
<쉽게 생각합시다>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무법천지 양육강식 = 강자가 남의 것을 뺏고 함부로 죽여도 아무 불이익 없음 = 무질서. 혼란 사람의 생명 보호를 위해 살인의 죄 등을 만들어 이를 위반한 범죄자 처벌. 사유재산 보호를 위해 절도의 죄, 강도의 죄 등을 만들어 이를 위반한 범죄자 처벌. 개인의 인격과 명예 등을 보호하기 위해 명예훼손죄, 모욕죄 등을 만들어 이를 위반한 범죄자 처벌. 범죄와 그걸 처벌하는 형벌을 법으로 만들면 -> 남의 것을 빼앗고 싶거나 남을 때리고 싶어도 죄를 지어 받을 처벌로 인한 불이익이나 고통(벌금, 징역 등)이 싫어 남에게 함부로 피해를 끼치지 못함 -> 개인의 권리와 법익(생명, 신체, 재산 등)이 보호되는 효과 -> 사회질서도 유지됨" |
3. 형법의 법원
형법의 법원(法源)은 형법의 내용을 구성하는 근거가 되는 법적 자료를 의미한다. 형법의 법원에는 성문법과 불문법이 존재하며, 우리나라 형법은 원칙적으로 성문법주의를 따른다.
- 성문법(成文法): 대한민국 형법은 성문법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즉,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이 형법의 주된 근거가 된다. 대표적인 성문법으로는 ‘형법’(1953년 제정)과 각종 특별법(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이 있다.
- 불문법(不文法): 성문법 이외에도 판례와 관습법이 형법의 법원이 될 수 있다. 판례는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형법 해석의 기준을 제공하며, 관습법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법원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형법에 있어 관습법의 효력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성문법의 우선 적용이 원칙이다.
<쉽게 생각합시다> 여기서 법원(法源)이란 법의 근원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법기관으로서의 법원(法院)과는 전혀 다른 말이다. 동음이의어. 건축 같은 일을 하는 공사(工事)와 수자원공사, 토지공사 등 공공기관으로서의 공사(公社)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위에서 말하는 법원(法源)은 법(法)의 근본이나 원인(源)으로 쉽게 말해 법관들이 재판을 할 때 어떤 근거에 의해 판단하는지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여러분이 법관이라면 어떤 행위가 범죄가 되는지, 그에 따른 처벌이 되는지 어떤 근거를 가지고 판단하겠는가? 국회에서 만든 형법(전)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겠는가? 성문법이란 문자로 적어 표현하고, 문서의 형식을 갖춘 법을 말한다. 즉, 국회가 만든 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반대로 불문법은 글(文)의 형식이 없는(不) 법이다. 관행이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져 법으로서 인식되는 관습법 등이 있다. 예컨대, 서울을 대한민국 수도라고 지정한 법이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이에 관한 법 규정이 없다고 해서 서울이 수도가 맞다고 주장한사람에 대해 그것이 틀리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물론 그 관행이 관습(헌)법으로 인정할 수 있냐 없냐는 별도의 문제이다. |
4. 형법의 기본 원칙
형법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몇 가지 기본 원칙을 따른다. 이는 법치주의와 개인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필수적인 원칙들이다.
-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 : 죄형법정주의란 범죄와 형벌은 미리 법률에 의해 규정되어 있어야 하며, 명확한 법률 규정 없이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이는 국민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고 국가의 자의적인 형벌권 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죄형법정주의는 다시 다음과 같은 세부 원칙으로 구성된다.
- 법률주의: 형벌은 반드시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의해 규정되어야 한다.
- 명확성의 원칙: 법률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야 하며, 추상적이거나 모호해서는 안 된다.
- 유추해석 금지 원칙: 법률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금지된다.
- 소급효 금지 원칙: 범죄가 행해진 시점에 존재하지 않았던 법률을 근거로 처벌할 수 없다.
- 책임주의(責任主義) : 형법에서 책임주의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원칙이다. 즉, 고의 또는 과실이 없는 자를 형사 처벌할 수 없으며, 심신상실 상태에서 이루어진 행위나 강요된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 비례의 원칙(형벌의 균형성) : 형벌은 범죄의 경중에 비례하여 부과되어야 한다. 즉, 가벼운 범죄에 대해 과도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며, 범죄의 경중에 맞는 형벌이 부과되어야 한다.
- 이중처벌금지 원칙(일사부재리 원칙) : 동일한 범죄에 대해 국가가 두 번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한 번 확정된 형사 판결은 동일 사건에 대해 다시 처벌받지 않도록 보장된다.
<쉽게 생각합시다> 책임주의나 비례의 원칙,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등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것은 없을 것 같아 죄형법정주의만 보자면, 조선시대를 생각해보자. 사또가 "네 죄를 네가 알렸다~"라며 감정적으로 판단한 적이 많았을 것이다. 양반에게 당해서 억울하다고 해결해 달라고 찾아온 노비에게 "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것이 니 죄이니라"라며 오히려 양반을 풀어주고 노비를 처벌했던 적도 있을 것이다. 같은 폭행죄를 저지른 두 양반이 있을 때, 한 양반은 사또와 친하다고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는데도)정상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방면해주고, 다른반은 자신과 원수처럼 지냈다고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었음에도)사람의 신체를 해한 죄질이 나쁘다고 곤장 100대를 때렸다면 어떤가? 현대시대 형법은 범죄가 되는 행위와 형벌 및 그 처벌수위를 규정하여 제멋대로 재판할 수 없게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범죄와 형벌이 미리 법으로 정해져 있어야 국민의 법적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같은 행동에 대해 어떤 때는 범죄라고 판단하고, 어떤 때는 범죄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국민들이 그 행위가 범죄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행동하는데 제약이 걸린다. 또 어떤 행위를 처벌할 때도 있고 안 할때도 있는 등 이랬다 저랬다 한다면 불안해서 살 수 있겠는가? 법률에 X라는 행동이 범죄인지, 범죄라면 어떤 형벌이 얼만큼 가해지는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면 국민들이 예측가능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측면에서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나태와 게으름에 대해 처벌하는 법이 없다. 하루 10시간 넘게 자야 행복해 하는 A씨가 있다고 하자. 그래서 보통 자정에 잠들어서 점심이 다 되어서야 일어난다. 주변에서 "너 그렇게 게으르고 많이 자는 나태는 죄악이야. 벌 받을 수 있어."라고 아무리 외쳐 본들 자신이 10시간 넘게 자도 범죄가 되지 않고 국가가 자신이 처벌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맘 편히 잘 수 있다. 범죄와 처벌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어야 일반인들도 이것이 범죄인지 아닌지, 처벌된다면 얼마나 처벌 받을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5. 형법의 적용 범위
형법은 시간적, 공간적, 인적 범위를 설정하여 그 적용 대상을 정한다.
- 시간적 적용 범위: 형법은 원칙적으로 시행 이후의 행위에 적용되며, 시행 이전의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소급효 금지 원칙). 다만, 범죄 후 법 개정으로 인해 처벌이 완화되는 경우에는 개정된 법이 적용된다(형법 제1조 제2항).
- 공간적 적용 범위: 형법의 공간적 적용 범위는 주로 속지주의(屬地主義)와 속인주의(屬人主義)에 의해 결정된다. 대한민국 형법은 원칙적으로 속지주의를 따르며,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 우리나라 법이 적용된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도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 인적 적용 범위: 형법은 일반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지만, 외교관과 같은 면책 특권을 가진 자에게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대통령의 경우 재직 중 내란과 외환의 죄를 제외하고 소추되지 않고, 국회의원의 경우도 직무상 행한 행위에 대한 면책특권이 인정된다.
<쉽게 생각합시다> 1. 시간 : A라는 사람이 X라는 행동을 24년 10월 3일에 했을 땐 범죄가 아니었다고 가정해보자. X라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여 처벌한다는 법이 제정(25년 1월 1일)되었는데, 갑자기 25년 1월 1일에 경찰이 A를 24년 10월 3일 했던 행동이 범죄여서 체포하겠다고 한다면 얼마나 황당한가? 형법은 이러한 소급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 공간 : 속[지]'주의? 속[인]주의? 용어가 어렵지만 어려울 것은 없다. 두번째 글자('지'와 '인')만 차이가 난다. 두번째 글자만 집중하면 쉽다. [지]는 땅 지(地)자로 우리나라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즉, 우리나라 내에서 일어난 범죄는 그 범죄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든 외국인이든 상관 없이 대한민국 형법에 의해 처벌한다. [인]은 사람 인(人)으로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속지주의에 의하면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처벌할 수가 없다. 그러나 속인주의에 따라 외국에서 범한 범죄라도 우리나라 국민이면 대한민국 형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속지주의? 속인주의?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의 범죄이기 때문에 속지주의에 따라 처벌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속인주의는 대한민국 영역 외(해외)에서 그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이냐 아니냐에 따라 처벌되는지의 문제이다. 외국인이 외국에서 범한 범죄를 아예 처벌하지 못하나? - 보호주의 : 만약 그 피해자가 대한민국이나 국민(법인이나 자연인 등)이라면 처벌할 수 있다. 또한 형법 제5조에서 몇 가지를 규정하여 외국인이 외국에서 범한 범죄라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차후 설명한다. - 세계주의 : 약취 유인, 인신매매, 테러 등의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우리나라 형법의 경우 제296조의 2에서 세계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이것도 차후 설명한다. 3. 인적 : 여기서의 인도 사람 인(人)이다. 그럼 속인주의와 무슨 차이인가? 속인주의는 공간과 관련된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이면 '어떤 장소'에서 범죄를 저질렀어도 처벌하겠다는 것이고, 인적 적용범위에서 인(人)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처벌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것이다. 예컨대, 미국대사관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물건을 훔쳤어도 (속지주의에 따라 외국인이라도 처벌되어야 하지만) 면책특권에 의해 대한민국 형법에 의한 절도죄로 처벌하지 못한다. 그가 자신의 나라로 귀국해서 그 나라의 법률에 따라 나중에 처벌되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
6. 결론
형법은 개인과 사회를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법률 체계이다. 형법의 기본 원칙인 죄형법정주의, 책임주의, 비례의 원칙 등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정당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형법의 법원, 적용 범위 등을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형법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알 수 있다. 형법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개정되며,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법적 해석과 입법적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글쓴이는 강의를 전문으로 누구를 가르치는 강사가 아닌 별 볼일 없는 법학 학사입니다.
법을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형법을 쉽게 알 수 있게 하고자 쓴 글이며, 수험 등의 전문적인 목적으로는 맞지 않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 법 개정이나 판례 변경 등에 의해 글을 쓴 시점에 바뀐 내용이나 맞지 않은 내용이 있을 수 있는 점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 잘못된 내용이나 오탈자 등이 있는 경우 댓글 남겨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